사람이 늘 진보만 할 수는 없다는 걸 알지만.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나 자신이 매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. 해가 바뀌면 항상 여러 다짐을 하는데, 그 중 하나는 좀 더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. 그래서 새해를 맞아 '디딤씨앗통장' 후원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.
디딤씨앗통장이란?
디딤씨앗통장은 취약계층 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때 필요한 초기비용 마련을 지원하고자, 정부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아동자산형성지원사업이다. 아동을 위해 기부금을 적립하면 월 5만원 내의 범위에서 국가가 2배의 금액을 지원한다. 후원자가 5만원 기부하면, 국가가 10만원 기부해 아동에게 총 15만원이 기부되는 셈이다.
이렇게 통장에 쌓인 금액은 곧바로 지급되지 않는다. 대상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학자금, 기술자격 및 취업훈련비용, 창업지원금, 주거마련 지원 등 자립을 위한 용도에 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. 만 24세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사용 용도 제한 없이 지급된다.
대상은 보호대상아동, 기초생활수급가구 아동이다. 만 18세 미만의 아동복지시설 보호아동, 가정위탁 보호아동, 장애인거주시설 아동, 소년소녀가정 아동, 중위소득 50% 이하의 수급 가구(생계, 의료, 주거, 교육 급여) 아동 중 신규 선정된 아동이 만 18세 미만까지 지원을 받게 된다. 지자체의 유사 자산형성지원사업과 중복 지원되진 않는다.
디딤씨앗통장, 왜 필요할까?
홀로서기는 어려운 일이다.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. 만 18~24세에 사회복지시설에서 나오는 자립준비청년에게는 자립지원수당 등이 지급되지만 월 몇십만원 수준으로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. 혼자 사회에 나와서 당장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는데다가 집세, 통신비, 생활비를 다 해결해야 하니 당연한 일이다.
그런 의미에서 디딤씨앗통장은 대상 아동들에게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해준다고 본다. 의료비 등에 쓸 수 있는 안전자금, 그리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어마어마하게 들곤 하는 학자금, 교육비, 주거 지원에 사용될 수 있는. 각자가 어떻게 쓰든, 현실적으로 부족한 편인 자립지원수당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.
디딤씨앗통장 후원 하는 방법은?
디딤씨앗통장 후원은 온라인 신청을 통해서 쉽게 시작할 수 있다. (오프라인 신청 방법도 있다.) 나는 아동권리보장원의 온라인 후원신청 홈페이지(자립정보 On)을 통해 신청했다. 먼저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실명 인증을 하고 이름/연락처/주민등록번호/주소 등을 입력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된다.
그 다음으로는 후원정보 입력. 후원금액과 후원방법(정기후원/일시후원)을 선택한다. 정기후원인 경우에는 은행명, 계좌번호, 예금주명, 예금주 생년월일, 이체일(5일, 15일, 25일)을 선택한다. 선택한 출금일에 잔액부족 등 사유로 후원금이 출금되지 않으면 매월 말일 1영업일 전날 재출금돼 후원금이 납부된다고 한다.
후원아동도 선택할 수 있다. 지정후원은 매월 동일한 디딤씨앗통장 가입 아동을 후원하는 거고, 비지정 후원은 디딤씨앗통장 가입 아동 중 적립액이 저조한 다수 아동을 후원하는 것이다. (다른 신청 방법을 통해서는 특정인 지정 후원도 가능한 것 같았다.) 나는 이전부터 1:1 후원이 익숙해서 지정 후원을 선택했다.
디딤씨앗통장 후원 신청 후기
나는 매월 2만원 지정 후원을 하기로 했다. 이로써 정기후원금은 타 기관을 포함해 월 4만원이 됐다. 매달 음료 네 잔 정도 마실 돈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. 세상에는 인류애 떨어지는 일이 한가득이지만, 또 한편으로는 따뜻한 일도 많다. 내 도움을 받는 사람도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.
어릴 적에는 돈 벌면 기부를 많이 할줄 알았다. 소득이 많지 않았던 학생 때에도 기부를 했었으니까. 그러나 막상 직장인이 되고보니, 소득은 그때보다 늘었는데 기부금은 정비례해서 늘지는 않았다. 진짜 부자는 자신이 가진걸 기꺼이 남을 위해서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, 올해 조금 더 부자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. 이건 그 첫걸음.
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하신 말씀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.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?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? 세상에 마냥 좋은 사람, 선한 사람은 없지만 삶의 몇몇 순간에서만큼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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